미니 R60 1세대 컨트리맨 장점과 단점 고질병 6년간의 운영 후기

인생 첫차였던 11년식 미니 R60 컨트리맨 S ALL4
두번째 차량이자 현재 운영중인 13년식 미니 R60 컨트리맨 JCW

1세대 미니 컨트리맨을 구입해서 주행한 지 벌써 6년이 되었다. 28살 때 첫차로 11년식 S ALL4 모델을 구입해서 약 3년간 운행했고 13년식 JCW 모델로 기변 후에 현재까지 잘 타고 있다. 첫차를 구매할 당시 몇 가지 기준을 잡았었다.

  • 소형 SUV
  • 4륜
  • 적당한 출력
  • 가솔린
  • 디자인

세단은 취향이 아니라 애초에 배제했고 연비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달리기 성능도 챙기고 싶었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위해 4륜을 원했다. 디자인은 당연히 기본. 지금 시점에서 본다면 국산차 중에선 코나, 셀토스 같은 무난한 차량과 성능을 조금 포기한다면 트레일블레이저, XM3, 4륜 구동을 포기한다면 현대 N 라인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지만 당시에는 마땅한 차량이 없었다. 찾고 찾다 우연히 눈에 들어온 게 미니였는데, 그중에서 컨트리맨이 원하던 조건을 대부분 충족하고 있었고 거주 중인 지역 중고차 매매상에 S ALL4 모델을 판매 중이었다.
 
처음엔 구경만 하려고 했지만 방문 당일 바로 계약 후 차를 가지고 나왔다. 디자인이 너무 마음에 들었고 차량 상태가 썩 나쁘지 않았다. 연식과 주행거리가 어느 정도 있었지만 덕분에 중고가가 낮았고 매우 만족하면서 타고 다녔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3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잘 타고 다녔다. 차량 자체가 큰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 오일 소모 관련으로 스탬 씰 교체 이후에 엔진 경고등 문제로 차량을 떠나보내게 되었는데, 수리했던 업체를 통해 해결을 하려고 했지만 밸브 스템씰을 자체 수리가 아닌 타 지역 업체로 보내는 것을 확인 후 신뢰가 가지 않아 기변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차량 정보를 조회해 보면 떠나보낸 차량은 누군가의 발이 되어 아직도 잘 다니고 있다.
 
현재 타는 JCW 모델도 타 지역 매매상에 매물이 올라온 걸 보고 구경할 겸 갔다가 기변을 했는데, 애초에 내가 원했던 칠리레드에 JCW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1세대 컨트리맨 JCW는 매물이 많지도 않지만 색상도 검은색이 대부분이다. 13년식 대비 매우 짧은 주행거리(구매할 당시 35,000km)로 상태가 매우 좋았다. 아직까지 좋은 컨디션으로 주행 중이다.
 
약 6년간 1세대 미니 컨트리맨만 운행하고 자가 정비를 비롯한 수리와 튜닝을 하면서 느낀 장단점을 정리해 보았다.
 


단점

  • 옵션

미니가 '패션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장 큰 단점이다. 핸들 열선이 순정으로 22년 식부터 들어가기 시작했으니 말 다했다. 거기에 구형 R바디는 관련 부품이 빠져있어 블루투스 음악 스트리밍이 불가능하다. 블루투스 리시버를 사용하거나 AUX, USB에 음악파일을 직접 넣어서 들어야 한다. 거기에 상위 트림에 있는 핸들 리모컨 중 곡 넘김은 블루투스 리시버 연결로는 작동 불가능이다. 반쪽자리 기능인데 일부 에디션은 가능하다.(파크레인, 에필로그 에디션) 통풍은 당연히 없고 전동시트도 당연히 없다. 1세대 컨트리맨은 13년식 이후부터 코딩(옵션을 활성화 또는 비활성화하는 것)으로 락폴딩(시동 온 오프시 사이드미러 열고 접힘)이 가능하지만 11,12년식과 다른 R바디는 모듈을 달아야 한다. 비슷한 시기 국산차의 대부분 옵션이 없다고 보면 된다. 오토와이퍼도 S ALL4 모델부터 지원이고 가죽시트도 동일 트림부터 들어간다.  S ALL4와 JCW 모델은 전면 열선이 있는데 교체 시 일반 유리보다 비용도 비싸다.
 

  • 단단한 승차감

1세대 컨트리맨을 비롯한 2세대 R바디 미니는 공통으로 승차감이 단단하다.(개인적으로 딱딱까지는 아니다.)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겠지만 편한 승차감은 전혀 아니다. 이건 신형 모델들도 마찬가지고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구형과 마찬가지로 편한 승차감은 아니기 때문에 미니에 관심이 생겼고 구매를 하고 싶다면 필히 시승을 해봐야 한다. 달구지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던데 평소 물침대 같은 물렁한 승차감을 좋아한다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지향하는 바는 다르지만 일반 세단과 비교했을 때 동일 주행거리에서 피로누적이 훨씬 많다. 데일리 출퇴근 정도는 상관없겠지만 장거리 여행 등의 용도로도 생각한다면 고려해봐야 한다. 특히 현시점에서 중고를 구입한다면 하체를 전반적으로 점검 수리 해야 한다.
 

  • 방음

이전에 탔던 11년식은 80킬로 이상의 속도로 주행하면 내부에서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노면 소음이 심하게 올라왔다. 13년 식부터는 방음이 개선돼서 조금 나아졌다. 엔진 소음은 생각보단 덜 들어온다. 외부에서 듣기엔 가솔린이 디젤 같지만 내부에선 거의 들리지 않는다.
 

  • 무거운 핸들

타 차량보다 확실히 무겁다. 남자들이야 상관없지만 여성 운전자는 생각이상으로 힘들 가능성이 높다.
 

  • 트렁크(수납공간)

좁은 트렁크 사이즈. 나름 SUV 포지션이라 뒷좌석 폴딩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금 희석되는 단점. 11-12년식 가솔린의 경우 트렁크 덮개가 없다.(부품 가격 80만 원) 수납공간도 별로 많지 않다. 글로브 박스도 상당히 작고  팔걸이 콘솔 박스 공간도 좁다.
 

  • 출력

미니 R바디의 트림을 보면 기본 모델은 4 기통 자연흡기, S모델부터 터보차저인데 출력이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다. 3 도어 대비 컨트리맨 4륜은 300kg 가까이 무거운데 동일 엔진이 들어가기 때문에 체감 성능이 많이 떨어진다. 기본 전륜모델은 좀 나은 편이다.
 

  • 정비의 불편함과 외제차 수리비

엔진룸이 좁아서 상당히 힘들다. 자가정비를 해도 그렇고 업체에 맡겨도 마찬가지다. 만만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나름 수입차라 부품가격이나 공임비가 비싸다. BMW 그룹이다 보니 거의 비슷한데 엔진룸이 좁아서 공임이 더 나오는 편이다. 특히 11,12년식의 경우 수온 타깃이 105도로 상당히 높게 잡혀있어 엔진열이 상당하다. 이 말은 플라스틱과 고무 개스킷류의 경화가 빠르다는 말이다.
 

고질병

  • 밸브 스템씰 노후화(엔진 오일 소모) - 가솔린

가이드 고무라고도 불리는 부품인데 이게 노후되면서 갭이 커지고 오일이 밸브를 타고 실린더 내부로 들어가 연소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딱히 미니만의 문제는 아닌 모든 차량의 공통 문제이지만 엔진열 때문인지 유난히 미니 R바디 가솔린의 스템씰 내구성이 문제가 많다. 공식 센터에서는 천 킬로마다 0.6리터 소모까지 정상으로 본다. 하지만 이 정도면 주행하면서 상당히 자주 오일을 체크해줘야 하는 수준이다. 이전에 타던 차량이 천 킬로에 1리터 까지 소모해서 수리했다. 고 알피엠을 많이 쓸수록 소모량이 많아진다. 점도 40짜리 오일을 사용하면 덜하지만 시내주행 위주일 때는 답답하다.
 
작업 시간도 여유 있게 하루는 잡아야 하고 그만큼 공임비가 많이 나온다. 공임비만 50 + @ 정도. 중고차의 경우 보증수리로 가능한 부분이니 중고로 구매한다면 한 달 이내에 오일 소모 체크해서 꼭 보증받아야 한다. 보통 5만 킬로 넘어가면서 소모량이 늘어나다가 8만 킬로 기점으로 눈에 띄게 소모된다. 10만 킬로 정도 되면 수리하지 않는 이상 백 프로 오일 소모가 심하기 때문에 가장 최우선 확인 부분이다. 스템씰 교체 시 체인 가이드를 같이 교체하는 게 추후 발생할 중복공임을 줄일 수 있다.
 

  • 누유, 부품류 경화 - 가솔린, 디젤

차량이 작다 보니 엔진룸도 작고 많은 부품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보니 엔진열 방출이 잘 안 된다. 거기에 11-12년식 가솔린은 수온 타깃이 105도로 되어 있어 발열이 상당히 심하다. 그래서 개스킷류와 플라스틱 부품들의 경화 문제가 있다. 10만 킬로 언저리만 되면 플라스틱 키나 홀더, 파이프류는 탈거하다 절반 이상 바스러지는 정도이다. 그래서 자가정비를 할 때 탈거하는 플라스틱 부품류는 꼭 준비를 해서 교체해 주는 게 정신건강에 좋다. 물론 정품 플라스틱 고정 키 하나가 만 원에 가깝다는 문제가 있다. 
 
누유는 헤드 커버 개스킷과 오일필터 하우징 쪽이 유난히 심한데 헤드 커버는 순정 개스킷 5만 원에 공임도 별로 안 하지만 오일필터 하우징은 업체로 들어가면 1박을 말하는 게 기본이다. 전판넬을 전부 탈거하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몇 만 원 안 하는 개스킷 비용과 달리 공임비가 수십만 원 나온다. 이전 차량에서 교체를 했었는데 대부분의 업체에서 1박 50만 원 전후를 말한다. 디젤은 헤드 커버 개스킷 정도만 문제가 있지만 가솔린 대비 심하지는 않다.
 
디젤 엔진의 경우 진동으로 인해 환기 호스와 흡기 파이프 파손이 제법 있다.
 

  • 인테이크 파이프 크랙 - 가솔린 터보

터보 발열과 진동 때문에 발생하는 걸로 보인다. 자연흡기 노멀 차량은 해당 안된다. 인테이크 파이프 터보 쪽 크랙으로 도둑공기가 발생하여 경고등이 들어오거나 출력이 떨어진다. 순정 파이프는 16만 원 정도이다.
 

  • 진동 댐퍼(댐퍼 풀리) - 디젤

N47 엔진의 고질병이다. 동일한 엔진이 들어간 BMW도 동일한 문제가 있지만 미니가 훨씬 심하다. 크랙 발생으로 진동이 심해지는데 방치할 경우 파손되어 겉벨트까지 이탈된다. 시동이 꺼지고 주행이 불가능해지니 디젤은 주기적으로 체크가 필요하다. 정차 상태에서 바퀴를 돌리고 핸드폰을 넣어서 찍는 방법이 있지만 불편하므로 오일 교체마다 확인하면 된다. 미니를 많이 접해본 업체라면 알아서 잘 체크해 준다. 댐퍼 풀리가 1세대 컨트리맨 단종 이후 꽤 오랜 기간 순정부품만 존재해서 N47 엔진 오너들의 지갑을 많이 털어갔던 부품이다. 지금은 콘티넨탈을 비롯한 여러 업체에서 애프터마켓 부품이 나온다. 순정품은 50만 원 정도 한다.
 

  • 타이밍 체인 절손 - 디젤

N47 엔진의 유명한 체인 절손 문제이다. 체인 절손 시 센터 수리비는 1000만 원 이상, 사설은 오버홀 수백만 원.(또는 중고 엔진) 그나마 다행인 건 오일교체를 주기에 맞게 작업한 정비 내역서가 있다면 센터에서 엔진은 무상으로 교체해 준다. 초반엔 전액 무료, 나중에 일부 부품 공임 소비자 부담이었다. 21년 리콜을 진행했다.
 

  • EGR 쿨러 - 디젤

BMW 차량 화재의 원인으로 꼽혔던 EGR 쿨러 문제이다. 리콜을 진행했지만 부품 교체 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BMW는 추가 리콜을 진행했는데 미니는 따로 없는 듯하다.
 

장점

  • 이쁘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있지만 특유의 디자인은 충분히 매력이 있다.
 

  • 기본기

소위 말하는 차량의 기본기가 좋다. (살짝 아쉽지만) 잘 나가고 잘 서고 잘 돈다. 잡아 돌리는 만큼 돌아간다. 즉 신뢰도가 높다. 물론 요즘은 좋은 차량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큰 장점이라 보기는 애매하다.
변속기의 경우도 아이신 6단 미션인데 BMW 답게 세팅이 매우 잘 돼 있다. 패들을 이용한 변속 속도도 매우 빠르다. 단점이라 하면 저속에서 울컥거림이 있다. 엔진브레이크가 심하게 잡혀서 발생하는 문제. 패들을 이용하거나 액셀 컨트롤이 필요하다. 다운 파이프를 할 경우 거의 해결된다.
 

  • 운전 재미

미니 구형 R바디의 운전 재미는 타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컨트리맨도 예외는 아닌데, 3 도어 대비 무게도 무겁고 전고도 높아 상대적으로 덜하긴 하지만 동급 타 차량보다 운전 재미는 제법 괜찮다.
 


 
미니 하면 '패션카'와 '잔고장'이 워낙 유명한데, 패션카야 차 값에 비해 옵션이 너무 없으니 인정하지만 잔고장은 2세대 n12, n14 가솔린 엔진 한정이다. 오히려 1세대 R53이 잔고장이 없다. 1세대 컨트리맨은 2.5세대(2세대 LCI)에 해당하는 n16, n18 엔진이라 잔고장이나 심각한 고질병은 없다.
 
따로 적지 않았는데 가솔린 엔진의 경우 고압펌프와 써모스탯 문제가 있었지만 리콜로 해결됐다(구형 고압펌프는 한 번씩 문제가 생기긴 하지만 고질병으로 보기에는 애매하다. 물론 수리비는 부품만 120만 원가량이라 매우 비싸다).
 
경험상 8만 킬로를 전후로 해서 전체적으로 노후화가 체감된다. 이전에 탔던 S 모델을 생각하면 꾸준히 관리하지 않은 이상 10만 킬로 전후로 상당한 수리비가 발생한다. 중고로 구매한다면 10만 킬로 전후를 피하거나 저렴하게 가져올 수 있다면 수리비를 어느 정도 감안하는 것이 좋다. 이제는 워낙 구형 차량이라 중고가도 저렴해 접근하기 쉬워졌지만 그래도 수입차고 수리비는 저렴하지 않으니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